저희 할아버지는 치매 진단을 받고 요양원에 입소하셨습니다. 그러나 본 요양원에 들어가신 이후, 진단명은 ‘F29 상세불명의 비기질성 정신병’으로 바뀌었고, 결국 정신병 환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노령의 치매 환자가 요양원에 들어가 정신병자로 분류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 현실이 믿기 어렵습니다.
요양원에서는 치매약 2개를 하나로 줄이고, 대신 정신과 약물을 4~5종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5개월 만에 체중이 10kg 이상 감소했고, 불괴 한달 전까지만 해도 잘 걷고 대화하시던 분이 이제는 몸을 떨고, 걷지 못하며, 말을 거의 못 하는 상태가 되셨습니다. 이게 과연 ‘요양’입니까, 아니면 ‘억제’입니까?
가장 황당했던 건 요양원의 응대 태도였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이제 거동이 불편하셔서 저희가 요양원을 찾아가 실물 처방전을 받을 수 없어 카카오톡으로 처방전 사진을 요청했을 때는 처음엔 “언제든 카톡으로 보내드리겠다”던 분이 나중에는 “직접 찾아오라”고 말을 바꾸셨습니다. 또, 저번주엔 저희 할아버지는 정신병원밖에 갈 곳이 없다”고 단정하듯 말했습니다.
제가 전화로 상황을 설명드리며 조심스럽게 “센터장님, 어떤 어떤 것 때문에 전화드렸다“ 라는 식으로 전화를 이어 갔는데 상대는 “나는 원장이다. 왜 나를 센터장이라 부르느냐”며 갑자기 화를 내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통화의 요점이었던 약물과 진료 관련 문의는 완전히 흐려졌고, 대화는 개인 감정 문제로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보호자인 제가, 그분이 원장인지 센터장인지, 어떤 직책으로 계신지 알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요양원 직원도 아니고, 명함을 받은 적도 없습니다. 그저 담당 책임자에게 정확한 설명을 듣고 싶었던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단어 하나에 기분이 상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은, 의료기관의 책임 있는 태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환자 보호자와의 소통을 이렇게 대하는 곳에서 어떻게 신뢰를 가지고 노인 분들을 믿고 맡기실 수 있을까요?
이 글은 단순한 불만이 아닙니다. 노인을 돌보는 기관이 기본적인 존중과 투명한 설명을 다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입니다. ‘요양’이라는 이름 아래, 치매 환자가 ‘정신병자’로 불리고 과도한 약물로 의식이 흐려지고 몸이 망가지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