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구립수영장에서 치매 어르신의 증상을 목격했습니다
평소처럼 운동을 나갔던 오늘, 구립수영장에서 참 마음 아픈 광경을 목격하고 먹먹한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같은 수업을 들으며 자주 뵙던 70대 할머니 한 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평소엔 정정해 보이셨는데...
항상 웃으며 인사만 나누던 분이셨기에 치매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할머니께서 수영복을 입지 않은 알몸 상태로 수영장에 나오셨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시는 듯 평온한 표정이셨습니다. 그 평온함이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 무겁게 했습니다.
수업을 기다리던 회원들이 모두 물속에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일에 남자 강사님도 당황하셨지만, 이내 상황을 파악하고 어르신을 조심스럽게 여성 휴게실로 안내하셨습니다. 수영복을 챙겨오는 것조차 잊으신 뇌의 기억이, 그 분의 오랜 일상을 얼마나 파괴하고 있는지 실감하게 된 아찔하고도 슬픈 순간이었습니다.
처음엔 다들 당황하며 놀랐지만, 이내 수영장은 숙연해졌습니다. "아이고, 어쩌나...", "병이 정말 무섭다"라며 다들 본인의 일처럼 안타까워하셨습니다. 70대 초반이라는 정정한 연세에도 불쑥 찾아온 치매가 그분의 자존감을 무너뜨린 것 같아, 현장에 있던 모든 수강생 어머니들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치매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규범조차 잊게 만드는 무서운 병임을 실감했습니다.
치매는 개인의 실수가 아닌 질병이기에, 우리 모두의 관심과 돌봄이 절실함을 깨달은 순간이도 했구요.